볼리는 지난 5월 첼시 신임 구단주로 부임했다 ⓒ 연합뉴스
[스포츠AI=김건엽 기자] 토드 볼리 첼시 구단주가 프리미어리그(PL)도 미국 프로스포츠처럼 올스타전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PL 전문가들은 난색을 표했다.
'미국식 제도' 주장한 볼리, "낙수효과 기대"
볼리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금융업계 포럼 'SALT 콘퍼런스'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모범 사례로 제시하며 PL 올스타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축구 피라미드'를 언급한 그는 "최상위 리그 PL의 올스타전이 낙수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축구 피라미드는 승강제로 이뤄진 영국 축구의 계층적 시스템을 일컫는 단어다.
이어 볼리는 "사람들이 축구 피라미드를 위한 자금을 이야기하는데, 올해 MLB는 올스타전을 통해 이틀간 2억 달러(한화 약 2,8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북부와 남부 팀이 맞붙는 올스타전 도입을 PL도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첨언했다.
볼리의 미국식 제도 도입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첼시 인수 전부터 미국 프로팀을 운영해온 그는 지난 6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금융업계 행사 '슈퍼리턴 인터내셔널 콘퍼런스'에서 "축구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사실 개발되지 못한 상태"라며 미국프로풋볼(NFL)과 축구를 비교하기도 했다.
당시 볼리는 "전 세계 유럽 축구 팬이 40억명이고, NFL 팬은 1억 7,000만명이다. 그런데도 세계적 축구 클럽들의 수익보다 NFL이 미디어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다"라며 "일종의 '미국식 정신'을 접목해 영국 스포츠계를 더 발전시킬 기회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체력 부담 우려한 클롭·PFA…캐러거는 강하게 비판
볼리가 나름대로 일리 있는 주장을 펼쳤지만 프리미어리그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14일 아약스전 종료 후 취재진에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할렘 글로브트로터스(미국의 묘기 농구단)라도 데려와 축구팀과 경기하는 광경을 원하는 건가"라며 올스타전 도입은 어렵다고 손사래를 쳤다.
클롭은 "미국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중간에 4개월가량 쉰다. 쉬는 동안 잠시 운동하는 게 행복할 수도 있겠다"라며 "축구와는 완전히 경우가 다르다. 사람들이 과연 올스타전을 보고 싶어 할지 모르겠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는 "올스타전이 선수들에게 더 체력적 부담을 줄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PFA의 대변인은 "축구 일정은 안 그래도 빡빡하다. 더 많은 것을 강요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A매치가 곧 올스타전이라는 의견을 밝힌 리네커
ⓒ 게리 리네커 공식 SNS
레전드 출신 전문가들도 거들었다. 현재 BBC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게리 리네커는 개인 SNS를 통해 "우리는 이미 국가대항전(A매치)라고 부르는 올스타전이 있다"라며 볼리의 주장을 반박했다.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제이미 캐러거는 CBS 스포츠에 출연해 "솔직히 말하겠다. 굉장히 오만하다"라며 "볼리가 프리미어리그 클럽 운영을 잘한다는 것을 먼저 증명한 후 그런 말을 하면 좋겠다"라고 비판했다.
함께 출연한 티에리 앙리 역시 "여기는 유럽이다. 미국 식으로 일이 굴러가지 않는다. 무엇을 위한 올스타전인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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