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A매치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
ⓒ 대한축구협회(KFA) 공식 SNS
[스포츠AI=김건엽 기자] 벤투호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마지막 테스트가 시작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치른다. 11월 개막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전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기간은 이번 9월이 마지막이다.
따라서 코스타리카전과 27일 카메룬전(서울월드컵경기장)은 벤투 감독이 최종 명단을 확정하기 전 주요 선수들을 한자리에서 테스트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대표팀이 카타르로 출국하기 직전 평가전을 한 차례 더 치를 수도 있지만 이때는 해외파 선수들 소집이 어렵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2개월 앞으로 다가온 현시점에서 벤투 감독의 평가전 목표는 명확하다. 함께 카타르로 떠날 최고 선수들을 가려내는 것이다.
1년 6개월 만에 돌아온 이강인, 선발 출격할까
벤투호는 그동안 선수 면면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아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소리마저도 들었다. 하지만 라리가 도움 공동 1위(3개)에 올라있는 이강인(21·마요르카)을 1년 6개월 만에 대표팀에 소집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이강인은 중앙 미드필더부터 2선, 최전방까지 소화 가능한 선수다. 소속팀 마요르카에서는 '프리롤' 역할을 맡아 그라운드를 누빈다.
이강인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벤투호 선발 배치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만약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중용한다면 역할이 상당 부분 겹치는 '벤투호 황태자'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의 입지는 줄어들 수 있다.
물론 둘의 상생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 황인범을 중앙에 배치하고, 이강인은 측면에서 뛰면 된다. 그러나 이는 매우 공격적인 선택지이기에 본선서 만날 상대국들의 전력을 고려하면 리스크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한국과 H조를 이루는 포르투갈, 우루과이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들을 대거 보유한 팀이다. 가나 역시 최근 귀화 선수 합류로 전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상태다.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선발이 아닌, 후보 옵션으로 테스트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강인으로서는 소속팀에서 뛸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공이 없을 때 움직임을 더욱 빠르게 가져가야 선발 출전 가능성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 첫 훈련서 이강인 다각도 활용
19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두 경기에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하도록 시도하려고 한다"라며 변화를 예고한 바 있는 벤투 감독은 20일 진행한 첫 훈련부터 '이강인 활용법'을 여러모로 점검했다.
벤투 감독은 처음에는 이강인을 소속팀 마요르카에서처럼 최전방 손흥민(30·토트넘) 아래 처진 스트라이커로 두고, 양 측면에 권창훈(28·김천 상무)과 황희찬(26·울버햄튼)을 배치했다. 이후엔 이재성(30·마인츠)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뒀다가 마지막에는 왼쪽 측면으로 옮겨 훈련을 이어갔다.
이강인은 짧은 시간 동안 처진 스트라이커, 중앙 미드필더, 측면 공격수로 두루 훈련했다.
끝으로 페널티아크 앞 프리킥 연습에도 나섰다. 이강인이 왼발, 황희찬이 오른발로 프리킥을 전담했고, 손흥민은 양발을 활용해 프리킥을 선보였다.
벤투 감독은 훈련이 끝난 뒤, 잠시 이강인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강인의 코스타리카전 출전 여부는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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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이강인은 21일 비대면 기자회견을 통해 "축구선수로서 월드컵에 가고 싶은 것은 정말 당연한 일이다. 나에게는 당연한 것을 넘어서 제일 가고 싶은 대회 중의 하나"라며 "코치진뿐 아니라 동료 선수들에게도 내가 필요한 선수라는 것을, 팀에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러면 월드컵에 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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