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AI=김건엽 기자] 92년 전, 우루과이에서 시작된 ‘지구촌 축제’ 월드컵이 벌써 22회째 대회를 앞두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21일(한국시간)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로 시작해 다음 달 19일까지 진행된다.
‘월드컵 초대 챔피언’ 우루과이를 시작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그동안 전 세계 축구 패권은 유럽과 남미에 양분되어 왔다. 월드컵 최다 우승국인 브라질(5회)을 필두로 독일(4회), 이탈리아(4회), 아르헨티나(2회), 프랑스(2회), 우루과이(2회), 잉글랜드(1회), 스페인(1회) 등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륙으로 따지면 유럽이 12회, 남미가 9회다.
특히 최근 대회에서는 유럽 국가들의 강세가 돋보인다. 2002 한일 월드컵(브라질 우승)을 마지막으로 유럽이 4개 대회 연속(2006·2010·2014·2018) 월드컵 챔피언을 배출했다.
기나긴 월드컵 역사가 보여주듯 이번 월드컵 우승국도 자연스레 유럽과 남미에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럽이 5연속 월드컵 우승국 배출을 노리는 가운데, 남미국들이 패권 탈환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우승국 징크스란 없다"…2연패 꿈꾸는 프랑스
세 번째 월드컵 트로피를 품으려는 프랑스
ⓒ 프랑스 축구 대표팀 공식 SNS
유럽에서 손꼽히는 우승 후보국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황금 세대’를 구축한 포르투갈이다. 이들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최강국 반열에 올라 있는 팀이다.
1998년 자국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승국 징크스’를 피해 가지 못했던 프랑스는 월드컵 역사상 세 번째로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21차례 개최된 월드컵에서 2연속 우승을 일군 국가는 이탈리아(1934·1938)와 브라질(1958·1962) 뿐이다. 1962 칠레 월드컵 이후 월드컵 2연패는 자취를 감췄다.
연속 우승을 정조준하는 프랑스의 걱정거리는 ‘중원’ 단 하나다. 수비, 공격에 거쳐서는 위고 요리스(토트넘), 라파엘 바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뤼카 에르난데스(바이에른 뮌헨),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앙투안 그리즈만(AT 마드리드), 올리비에 지루(AC 밀란) 등 2018 월드컵 우승 멤버들이 즐비하나, 중원엔 단 한 명도 없다.
4년 전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던 은골로 캉테(첼시)와 폴 포그바(유벤투스) 모두 부상으로 낙마했고, 1987년생인 블레즈 마튀디(인터 마이애미)는 기량 하락으로 인해 2019년 10월 14일(튀르기예전)을 끝으로 국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프랑스의 이번 월드컵 성적은 어린 중원 자원들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험은 적지만 역대급 재능이라 평가받는 선수들이 즐비하기에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오렐리앵 추아메니, 에두아르도 카마빙가(이상 레알 마드리드) 등 신성들은 앞으로 프랑스 중원을 10년 이상 책임질 자원들이다.
중원 무게감은 다소 떨어졌으나, 프랑스는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프랑스는 월드컵 예선에서 힘을 보여줬다. 세계적인 재능들로 가득한 스쿼드를 보면 놀라운 일도 아니다. 엄청난 공격과 물샐틈없는 수비를 보여준 프랑스는 우승 후보 중 하나로 월드컵에 나서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는 프랑스를 아르헨티나, 브라질과 함께 우승 후보로 분류했다.
'역대급 스쿼드' 구축한 포르투갈
포르투갈의 핵심인 '맨시티 듀오' 베르나르두 실바(좌)와 주앙 칸셀루(우)
ⓒ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 공식 SNS
조별 예선에서 한국과 맞붙게 될 포르투갈은 첫 월드컵 우승을 꿈꾼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노쇠화와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의 지도력 등이 아쉬움으로 꼽히지만 우승 후보로 평가받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팀임은 확실하다.
2006 독일 월드컵(4강) 이후 8강 문턱조차도 밟지 못했던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에서 ‘초호화 스쿼드’를 자랑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앙 칸셀루, 후벵 디아스, 베르나르두 실바(이상 맨체스터 시티),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호날두, 주앙 펠릭스(AT 마드리드), 하파엘 레앙(AC 밀란) 등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남미 대표' 브라질·아르헨티나, 우승까지 넘본다
20년 만에 세계 최강국 타이틀을 가져오려는 브라질
ⓒ 브라질 축구 대표팀 공식 SNS
유럽으로 기운 세계 축구 패권을 다시 가져오려는 남미 대표국은 역시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다.
브라질은 월드컵 전 마지막 피파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한 국가다. 티아고 실바(첼시), 다니 알베스(UNAM),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 등 베테랑 선수를 주축으로 한 신구조화가 돋보인다. 선수단 개개인 면모도 화려하지만 무엇보다도 조직력이 으뜸인 팀이다. 강팀답게 전력이 한 선수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브라질은 명실상부 카타르 월드컵 우승 후보 1순위다. 최근 A매치 15경기에서 12승 3무를 달리며 절정의 폼을 자랑 중인데, 이 기간 동안 쏘아 올린 득점만 38골에 이른다. 옵타, ESPN, 로이터통신, SBK 많은 기관들이 월드컵 우승 1순위로 브라질을 지목했다.
이번 월드컵은 브라질에게 복수의 기회기도 하다. 브라질은 2002 한일 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에 승리한 뒤, 번번이 유럽국에 가로막혀왔다. 2006년엔 8강서 프랑스에 무너졌고, 2010년에도 8강서 네덜란드에 패했다.
2014년 자국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기억은 선수와 브라질 국민 모두에게 악몽으로 남아있다. 8강까지 연전연승을 신고했던 브라질은 준결승서 독일에 1-7로 대패했고, 이어진 3/4위전에서는 네덜란드를 만나 0-3으로 패하며 씁쓸히 월드컵 여정을 끝마쳤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역시 8강서 벨기에에 무릎 꿇었다.
공교롭게도 브라질은 지난 4개 대회 모두 토너먼트 첫 경기서 비유럽 국가를 꺾은 뒤, 다음 경기서 유럽국에 패했다. 브라질에게 카타르 월드컵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이유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는 우승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까
ⓒ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공식 SNS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2014년 준우승의 한을 날려버리려 한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국가다. 3개 대회 연속(2010~2018)으로 우승국을 맞춘 EA 스포츠는 “월드컵 결승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맞붙어 아르헨티나가 1-0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옵타 역시 아르헨티나를 브라질에 이어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점쳤다.
A매치 35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는 점에 더해 ‘라스트 댄스’를 선보일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를 중심으로 선수단이 똘똘 뭉쳐있다는 부분도 아르헨티나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다.
아르헨티나 역시 브라질 못지않게 유럽 국가들에 칼을 갈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던 2002년 대회를 제외하고, 1990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모두 토너먼트에서 유럽 국가와 맞붙어 좌절을 맛봤다. 결승전 패배도 두 차례(1990·2014)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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