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2000년대생 듀오, 이란을 침몰시키다

김건엽 기자 승인 2022.11.22 11:29 | 최종 수정 2022.12.01 23:36 의견 0
벨링엄을 향한 빅클럽들의 구애는 월드컵 이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공식 SNS

[스포츠AI=김건엽 기자] 조국 잉글랜드에게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승을 안긴 주역은 다름 아닌 21세기 키즈들이었다. 2003년생 주드 벨링엄(도르트문트)과 2001년생 부카요 사카(아스널)가 나란히 맹활약을 펼치며 환상적인 월드컵 데뷔 무대를 가졌다.

잉글랜드는 2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이란전서 6-2 완승으로 산뜻하게 대회를 시작했다.

66년 만의 대권에 도전하는 잉글랜드는 첫 경기부터 화력을 폭발시키며 그 자격을 증명했다. 잉글랜드는 '축구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나라지만 1956년 자국서 열린 월드컵에서만 우승을 차지했을 뿐,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는 번번이 우승 사냥에 실패해왔다.

'막내 온 탑'

팀 간판 공격수이자 주장인 해리 케인(토트넘)을 비롯해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잉글랜드에서 이날 가장 빛났던 이들은 형들이 아닌, 막내들이었다. 벨링엄과 사카는 자신들이 왜 많은 선배들을 제치고 선발로 출전했는지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잉글랜드의 카타르 월드컵 첫 골 주인공은 벨링엄이었다. 벨링엄은 전반 35분 루크 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예리한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받아내 선제골을 신고했다.

골 넣기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벨링엄의 첫 골 기대 득점(xG)은 0.11골에 불과했다. 하지만 벨링엄은 정확한 타이밍과 높은 타점 등을 바탕으로 11% 확률을 100%로 만들어냈다.

벨링엄은 이 골로 '원더 보이' 마이클 오언(1998 프랑스 월드컵 당시 18세 190일)에 이어 '잉글랜드 월드컵 최연소 득점' 2위(19세 145일)에 이름을 올렸다.

벨링엄의 이란전 히트맵
ⓒ 소파스코어

월드컵 데뷔골을 신고한 벨링엄은 이후에도 경기장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어 나갔다.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패스 성공률 96%, 롱볼 성공률 88%, 태클 3회, 리커버리 9회 등을 기록하며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100점 만점에 100점 데뷔전이었다. 풋몹은 벨링엄에게 양 팀 선수 중 전체 2위에 해당하는 8.6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경기 후 벨링엄은 "쇼가 볼을 잘 준 덕분에 골을 넣었다. 난 건드리면 되는 위치에 있었다"라며 "도르트문트와 대표팀에서 더 많은 골을 넣고 자리를 잡아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정말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멀티골' 사카, 잉글랜드 새 역사 썼다

사카는 아스널과 잉글랜드 공격진을 향후 10년 넘게 책임질 선수다
ⓒ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공식 SNS

소속팀 아스널에서 4골 6도움(리그 기준)을 올리고 있는 사카의 활약은 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사카는 전반 43분 팀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17분에도 한 골을 보태며 잉글랜드가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그는 이날 쏘아 올린 두 골로 '잉글랜드 월드컵 한 경기 최연소(21세 77일) 멀티골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풋몹은 사카에게 평점 9.0점을 줬다. 경기 종료 30여 분을 남기고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양 팀 최고 평점 영예를 안았다. 사카의 이란전 활약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운 사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 무척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경기도 이겨 정말 특별한 날이다"라며 감격스러움을 전한 뒤, "팬과 코치진, 동료들의 지지와 사랑을 느낀다. 100%를 쏟아낼 준비가 돼 있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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