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와 공식 결별한 맨유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AI=김건엽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와 글레이저 가문이 동시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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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2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호날두와의 작별 소식을 알렸다. 구단은 "호날두가 상호 합의하에 팀을 떠난다"라며 "호날두는 올드 트래퍼드에서 두 차례 함께하며 346경기에 출전해 145득점을 했다. 구단은 그간 호날두가 보여준 노력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그와 그의 가족 앞날에 행운을 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맨유는 "맨유의 모든 구성원들은 에릭 텐 하흐 감독 체제에서 팀 발전에 집중하고, 그라운드 안에서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호날두는 1년 3개월 만에 다시 맨유를 떠나게 됐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맨유에서 뛰며 세계적인 스타로 도약한 그는 이후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를 거쳐 지난해 8월 친정팀 복귀를 알렸다.
복귀 첫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호날두는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18골(30경기)을 비롯해 공식전 38경기서 24골을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1985년생 노장 선수가 팀 내 득점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텐 하흐 감독과의 불화설 속에 경기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매경기마다 벤치를 지키기 일쑤였고, 그 과정에서 '조기 퇴근' 논란까지 자처했다.
특히 최근엔 영국 토크TV와 인터뷰를 갖고 텐 하흐 감독과 구단을 맹비난했다. 호날두는 "텐 하흐 감독이 나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나 역시 마찬가지다"라며 "이 팀은 아무 발전이 없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팀을 떠난 뒤 전혀 나아진 부분이 없다"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결국 이 인터뷰가 결별의 결정적인 신호탄이 되고 말았다. 이달 중순 "호날두의 인터뷰를 인지하고 있다. 모든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 후 대응을 고려하겠다"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한 맨유는 약 열흘 뒤 '결별'이라는 칼을 꺼내 들었다.
말년을 스스로 초라하게 망치고 있는 호날두는 다가오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새로운 팀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그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맨유 매각 가능성 커…"팬들 기뻐할 것"
공교롭게도 같은 날 두 개의 희소식이 전해졌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캡처
맨유팬들에게 전해진 희소식은 또 있다. 바로 글레이저 가문의 맨유 매각 소식이다.
맨유는 같은 날 공식 성명을 통해 "이사회가 클럽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대안을 찾기로 했다"라며 "이사회는 신규 투자와 매각, 구단과 관련한 다른 형태의 거래 등을 모두 전략적인 대안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문에 따르면 에이브럼과 조 글레이저 공동 구단주는 "팬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맨유 성장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모든 옵션을 고려할 것이다. 무엇보다 팬, 주주, 여러 관계자에게 최선의 이익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겠다"라는 뜻을 전했다.
영국과 미국 언론은 "글레이저 가문이 전략적인 대안, 모든 가능성 등으로 포장하긴 했으나, 매각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하다"라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이미 오래전부터 팬들은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를 떠나길 바랐다.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를 매각하면 팬들을 기뻐할 것"이라고 논평했고, 미국 '디 에슬레틱'은 "글레이저 가문이 은행에 맨유 매각을 지시했다"라고 보도하며 "글레이저 가문이 재정 고문으로 고용한 더 레인 그룹은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를 매각할 때 관여한 회사다"라고 첨언했다.
미국 스포츠 재벌인 글레이저 가문은 2005년 맨유를 14억 7,000만달러(당시 한화 약 1조 3,000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구단 인수를 위해 받은 대출을 모두 구단 책임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글레이저 가문에게 맨유는 단순 돈벌이 수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이들은 매번 막대한 배당금을 가져갔으나, 지원에는 항상 인색했다.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 인수 후부터 지난해 초까지 챙긴 금액만 약 200만 파운드(약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글레이저 가문을 향한 맨유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글레이저 가문 퇴진 시위'까지 벌일 정도다.
맨유의 새 주인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 난 게 없지만 누가 되든 현재보다는 나을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8월엔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 경이 맨유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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