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마저 외면한 벤투호, 기적을 일궜다 [스포츠AI 리뷰]

작은 확률 실현하는 승리 방정식 브라질전에도 적용된다

김건엽 기자 승인 2022.12.05 09:51 | 최종 수정 2022.12.05 12:55 의견 0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오른 한국 대표팀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SNS

[스포츠AI=김건엽 기자]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조성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포르투갈을 2-1로 꺾고 16강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美 데이터 업체 "한국 16강 진출 확률은 11%"

기적의 비결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달라는 전세계 한인들의 강력한 염원이었다.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승산 가능성은 거의 희박했다. 1무 1패(-1)로 H조 꼴찌였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16강에 진출하려면 FIFA 랭킹 9위이자 조 선두 포르투갈(당시 2승, +3) 반드시 꺾어야 했다.

이것은 단순히 필요조건에 불과했다. 동시에 열린 가나-우루과이 경기에서 가나가 이기면 포르투갈전 승리는 무의미해진다. 무승부 혹은 우루과이 승리 후 다득점, 골득실 등을 전부 따져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봉착한 것이었다.

이런 변수 하나 하나가 실현 가능성이 낮은 탓에 벤투호의 16강 진출 전망은 사실상 온통 잿빝이었다.

국내외 언론 및 경기 분석 업체들은 자연스레 비관론을 일제히 쏟아냈다. 미국 닐슨 산하 데이터 분석 업체인 ‘그레이스노트’는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을 불과 11%로 내다봤다.

한국-포르투갈 경기의 AI 예측 결과표
ⓒ 스포츠AI

자사의 인공지능 기반 스포츠 경기 분석 시스템인 ‘스포츠AI’도 세 가지 지표(최근 경기력, 팀 전력, 전문 사이트 평가)를 근거로 포르투갈 승리를 점쳤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무 1패에 그친 데 반해 포르투갈은 전승팀이었다. 게다가 포르투갈 선수단 몸값 총액(TM 기준 9억 3,700만유로·한화 약 1조 2,800억원)은 한국(1억 6,448만유로·약 2,257억원)의 7배에 달했다.

태극 진영의 뒷문은 단단했고 한 방은 묵직했다

태극 전사들이 전후반을 불사른 끝에 챙긴 성적은 예상치를 완전히 빗나갔다. 각종 데이터와 전문가 전망을 뒤집어버렸다. 1무 1패로 16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작성된 '경우의 수 시나리오'에 완벽히 들어맞는 결과였다.

세계 축구인을 놀라게 한 깜짝 승리는 태극 전사들의 강력한 승부욕과 '대~한 민국'을 목청껏 외치거나 두 손을 꼭잡은 국민 응원의 합작품이었다.

벤투호는 높은 수비 집중력과 골 결정력으로 국민 응원에 화답했다.

가나전서 첫 실점 후 와르르 무너졌던 수비진은 포르투갈전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이후 전열을 가다듬고 철통 골문을 구축했다.

김영권은 브라질전에서 센추리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다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SNS

김민재(26·나폴리) 대신 그라운드에 나선 권경원(30·감바 오사카)은 괴물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웠고, 김영권(32·울산)은 완벽 수비에 이어 동점골을 터트리며 기적을 알리는 예광탄을 쏘아올렸다.

양쪽 풀백 김진수(30·전북)와 김문환(27·전북) 역시 종횡무진 양 사이드를 누비면서 16강행에 힘을 보탰다. ‘수문장’ 김승규(30·알 샤바브)는 가나전 3실점 악몽을 완전히 털어낸 모습이었다.

포르투갈의 유효 슈팅 6개 중 5개를 막아내 자신이 왜 벤투호 주전 골키퍼인지를 증명했다.

우루과이전서 '유효 슈팅 0'개에 그쳤던 공격진도 환골탈태한 모습이었다.

가나전서 22개 슈팅으로 2골을 수확한 대표팀은 포르투갈을 상대로 슈팅 13개를 때려 같은 득점을 신고했다.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가고도 좀처럼 득점하지 못했던 앞선 두 경기의 실수를 크게 줄인 결과다.

'세계 최강' 브라질과 결전 앞둬

두터워진 방패, 날카로워진 창을 무기로 16강에 오른 대표팀은 이제 브라질이라는 더 큰 산과 마주한다.

FIFA 랭킹 1위 브라질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는 팀으로 지난 6월 친선전서 벤투호를 5-1로 대파한 바 있다. 스포츠AI는 포르투갈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브라질의 승리를 예측했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작은 확률이 실현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한국팀은 가속도까지 붙은 데다 최고 데시벨을 기록하는 응원팀의 함성까지 보태지면 연속 기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4년 전 카잔의 기적, 그리고 올해 알라이얀의 기적에 이어 또 하나의 미러클이 월드컵 역사에 기록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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