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인삼공사, 양희종 은퇴식 날 정규리그 우승 확정

김승기 감독과 슈터 전성현 이적에도 시즌 내내 1위 유지
LG는 SK에 져 공동 2위…KCC는 연장서 kt 꺾고 6강 PO행

김건엽 기자 승인 2023.03.27 03:48 | 최종 수정 2023.03.27 09:54 의견 0
KGC 양희종 은퇴식 ⓒ 연합뉴스

[김건엽 기자=스포츠AI]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6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승기 감독과 슈터 전성현이 다른 팀으로 이적함으로써 전력이 크게 약화했다는 세간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은 결과다.

인삼공사는 26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2위 창원 LG가 서울 SK에 69-74로 지는 바람에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뒤이어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인삼공사는 원주 DB를 76-71로 꺾고 올 시즌 정규리그 최강팀으로 우뚝 선 것을 자축했다.

공동 2위 LG와 SK(이상 35승18패)가 정규리그 최종전을 이겨도 인삼공사의 승수(37승 16패)를 넘을 수 없다.

인삼공사가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6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다.

인삼공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세 차례(2011-2012, 2016-2017, 2020-2021시즌)나 우승을 이뤘으나 정규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유일하게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2016-2017시즌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승기 감독과 슈터 전성현이 신생 고양 캐롯으로 떠난 인삼공사를 1위 후보로 꼽은 전문가나 팬들은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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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도 ⓒ 연합뉴스

하지만 인삼공사는 변준형을 비롯해 베테랑 오세근과 양희종, 그리고 한국프로농구 2년 차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 등의 활약을 엮어 시즌 내내 한 번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 완벽한 레이스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까지 일궈냈다.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는 2011-2012시즌 원주 동부, 2018-2019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에 이어 인삼공사가 역대 세 번째다.

김상식 인삼공사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았다.

이달 초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챔피언스위크에서 대회 초대 챔피언에도 오른 인삼공사는 이제 통산 두 번째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정규리그 1위로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 인삼공사는 정규리그 4-5위 팀 간 6강 PO 승자와 다음 달 13일부터 5전 3승제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다툰다.

경기 전 우승을 확정했지만 인삼공사는 이날 꼭 이겨야 할 이유가 있었다.

하프타임에 17년간 팀에 헌신한 주장 양희종의 공식 은퇴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앞서 전주 KCC가 6위를 굳혀 PO행이 무산된 7위 DB(22승 31패)는 초반부터 공세를 펴며 '잔칫날'에 제대로 어깃장을 놓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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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근 ⓒ 연합뉴스

3쿼터까지 15점을 올린 김종규를 앞세운 DB의 완강한 저항에 인삼공사는 경기 막판까지도 좀처럼 달아나지 못했다.

승부처에서 인삼공사의 가드들이 '해결사'로 나섰다.

경기 종료 4분 전 속공 레이업을 성공한 변준형은 상대 외국 선수 레나드 프리먼과 몸을 날려 경합해 공격권까지 따냈다.

이어 종료 2분 전에는 박지훈이 상대 패스를 낚아챈 후 속공 득점을 올려 71-69로 리드를 이끌었다.

가드들이 끌고온 판에 쐐기를 박은 건 오마리 스펠맨이었다. 변준형의 패스를 받은 스펠맨은 톱에서 3점을 터뜨리며 인삼공사가 종료 1분 8초 전 5점을 달아났다.

이후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리자 홈팬들은 자리에서 일어서 선수들에게 열렬한 함성을 보내며 정규리그 우승을 자축했다.

이날 변준형이 18점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올렸고, 오세근과 스펠맨도 15점씩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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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준형 스틸 ⓒ 연합뉴스

LG는 이날 패배로 단독 2위에서 SK와 공동 2위가 됐다.

오는 29일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LG는 4위 울산 현대모비스, SK는 7위 DB와 각각 홈 경기를 치른다.

SK와 LG는 올 시즌 맞대결에서 3승 3패로 균형을 이뤘는데 골 득실에서 LG가 앞섰다.

'2위 쟁탈전'답게 이날 LG와 SK의 경기는 팽팽하게 이어졌다.

3쿼터까지 동점만 9차례나 나왔을 정도로 양 팀 모두 한 치 물러섬이 없었다.

4쿼터를 49-45로 앞선 채 시작한 SK가 근소한 리드를 이어갔다.

LG는 정희재의 자유투와 윤원상의 3점포, 이재도의 자유투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종료 1분 4초 전 3점 차로 추격했지만, 종료 44초 전부터 자밀 워니와 김선형이 5점을 합작하며 경기를 매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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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선수단 ⓒ KBL

KCC는 수원 kt를 전주체육관으로 불러들여 연장 접전 끝에 89-88로 힘겹게 누르고 6위로 PO 진출을 확정했다.

최근 3연패 사슬을 끊고 24승 29패가 된 KCC는 이날 인삼공사전 등 두 경기를 남겨 둔 7위 DB(22승 30패)와 올 시즌 3승 3패를 기록했으나 골 득실에서 앞서 두 팀의 순위는 뒤바뀔 수 없다.

지난달 9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오른 발목 인대를 다쳤던 전열에서 이탈했던 허웅이 복귀해 연장 종료 1.8초 전 역전 결승 자유투를 성공시켜 KCC에 승리를 안겼다.

6연패를 당하고 20승 33패가 된 kt는 봄 농구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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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복귀한 KCC 허웅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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