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사냥한 '케리아' 류민석, "무조건 국제전 우승이 목표"

T1, 매드전 3:0 완승…13일 젠지와 재격돌

김건엽 기자 승인 2023.05.11 12:38 | 최종 수정 2023.05.11 17:03 의견 0
'케리아' 류민석 ⓒ 라이엇 게임즈


[스포츠AI=김건엽 기자] "올해 무조건 국제전 우승을 따내고 싶다."

'유럽 챔피언' 매드 라이온즈를 꺾고 MSI 첫 승을 신고한 '케리아' 류민석(T1)이 '국제전 우승 의지'를 불태웠다.

류민석이 이끄는 T1은 10일 런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매드 라이온즈와 벌인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브래킷 스테이지 상위 1라운드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자신들이 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지 증명한 경기였다.

1세트에서는 7,000골드에 가까운 격차를 뒤집는 괴력을 뽐냈고, 2세트와 3세트는 그야말로 압도했다. 3세트 경기 시간(16분 50초)은 이번 대회 최단 경기 기록이다.

경기 후 공식 스크럼 인터뷰에 응한 류민석은 "한국 팀의 실력이 다른 리그 팀보다 월등한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도 더 잘해야 한다"며 "매드가 잘하는 팀이라 생각하는데, 3-0으로 깔끔하게 승리해 기쁘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T1은 1세트에서 대역전극을 펼쳤다. 경기 초반부터 탑을 제외한 모든 라인이 벼랑 끝에 몰렸으나, 특유의 교전 능력과 운영을 무기로 기어코 승리했다.

류민석은 대위기를 맞았던 1세트에 대해 "상대가 파이크로 게임을 잘 굴리기도 했고, 우리 실수도 많이 나왔다"며 "그래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이길 거로 생각해 다들 후반 보면서 열심히 했다"고 자평했다.

LCK 우승 10회, MSI 우승 2회, 롤드컵 우승 3회에 빛나는 T1은 최근 '4연속 준우승(2022 서머·MSI·롤드컵·2023 스프링)'이라는 불청객과 마주한 상황이다.

여전히 강력한 팀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으나, 결승전만 가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한계다.

이번 MSI를 앞두고 T1을 '도전자'라고 표현한 류민석은 올해 T1의 경기력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많이 안좋았다고 생각한다. 항상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그런 문제점들을 이제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답했다.

이어 "다들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 올해 남은 기간 무조건 국제전 우승을 따내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매드를 완파한 류민석과 T1은 이틀 뒤(13일) 다시 한번 젠지와 마주한다. 지난 스프링 결승전 패배를 되갚을 기회다.

류민석은 "스프링 결승 때는 우리가 젠지보다 많이 못했고, 젠지는 우리보다 훨씬 잘해서 우승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MSI는 스프링 결승보다 더 열심히 준비 중이다. 현 메타에 맞는 색을 입으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저번 결승보다는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10일 경기 후 진행된 '케리아' 류민석의 스크럼 인터뷰 전문이다.

ⓒ 라이엇 게임즈


▶ 오늘 경기 승리로 젠지와 재회하게 됐다. 스프링 결승과 다른 결과를 예상해도 될까?

스프링 결승 때는 우리가 젠지보다 많이 못했고, 젠지는 우리보다 훨씬 잘해서 우승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MSI는 스프링 결승보다 더 열심히 준비 중이고, 현 메타에 맞는 색을 입으려는 노력도 많이 하고 있으므로 저번 결승보다는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 현재 T1이나 젠지 등 한국(LCK) 팀이 다른 지역의 팀들보다 월등히 잘한다고 생각하는지와 특별히 눈여겨보고 있는 팀이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 팀이 다른 리그 팀보다 월등한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도 아직 더 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잘한다고 생각하는 팀은 징동 게이밍(LPL)과 젠지, G2(LEC)다.

▶ 1세트 극도로 불리한 상황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상대에게 파이크를 줘도 조합상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우리가 초반에 조금 사고가 나더라도 어차피 게임은 이길 것 같아 파이크를 풀었다.

상대가 예상보다 파이크로 잘 굴렸고, 우리의 초반 사고가 너무 많이 나와 게임이 불리하게 흘러갔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이길 거로 생각해 다들 후반 보면서 열심히 했다.

▶ LCK 정규 시즌에는 칼리스타, 케이틀린 등 굉장히 특이한 서포터 픽을 보여줬다. 오늘은 룰루, 탐켄치와 같은 ‘정통 서포터’를 꺼내들었는데, 정통 서포터를 플레이 할 때도 여전히 흥미를 느끼나?

정통 서포터를 포함해 어느 챔피언을 하든 승리하면 되게 재밌고 기쁘다.

▶ ‘T1은 강팀이 아닌, 도전자’라고 강조한 바 있다. 비시즌동안 어떤 준비를 했는지 궁금하고, 매드전 팀 경기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일단 스프링 결승이 끝나고 나서는 개인적으로 너무 허무하고 해탈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게임과 관련 없는 활동들을 많이 해봤는데, 많은 힐링이 됐다. 이 부분이 이번 MSI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 같다.

매드가 잘하는 팀이라 생각하는데, 3-0으로 깔끔하게 승리해 기쁘다.

▶ 올해 T1의 경기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그리고 2023년 남은 여정에 어떤 기대를 걸어봐도 될까?

개인적으로 올해 경기력은 많이 안좋았다고 생각한다. 항상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그런 문제점들을 이제 받아들여야 할 때다. 다들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어 더 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 것 같다. 올해 남은 기간 무조건 국제전 우승을 따내고 싶다.

▶ 1세트에서 대역전극을 써냈다. 특히 바텀 듀오는 ‘카르지’ 마티아슈 오르샤크의 자야에 비해 3레벨이나 밀리기도 했는데, 당시 어떤 생각으로 게임에 임했나?

우리 한타 조합이 굉장히 좋았다. 상대가 많이 유리했지만, 조합상 굴릴 여지가 더 이상 없어 보여 바론 싸움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얘기나눴다. 교전에서 연이어 이득을 봐 승리할 수 있었다.

▶ 최근 개인 방송에서 눈에 안대를 쓴 모습이 보였다. 현재 눈 상태는 어떤가?

그 당시 하루, 이틀만 통증이 조금 있었을 뿐, 지금은 괜찮다.

▶ 아직도 룰루, 탐켄치, 유미 등의 챔피언이 답답하다고 생각하나? 또한 케리아 선수는 케이틀린, 칼리스타, 바루스 등 원딜 서포터를 매우 잘 다루는데, 현 메타처럼 원딜 서포터가 등장하지 않는 메타에서도 자신의 색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나?

승리하면 답답한 느낌이 적긴 해도 룰루 같은 챔피언이 메이킹 챔피언보다 답답한 건 당연하다 생각한다.

원딜 서포터가 아니더라도 어떤 메타에서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에 이번 메타에서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 오늘 스스로 가장 잘한 장면을 꼽아본다면?

딱히 생각나는 건 없다. 그냥 평균 이상으로 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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