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던진 K리그1 수원·제주, 7경기 남기고 감독 교체

무승 길어진 두 팀, 26일 나란히 사령탑 바꿔 반전 모색

유한결 기자 승인 2023.09.26 18:52 | 최종 수정 2023.09.27 08:04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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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AI= 유한결 기자] K리그1이 시즌 종료까지 단 7경기만 남긴 상황에서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가 나란히 사령탑을 바꾼다.

제주 구단은 26일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 남기일 감독이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사임을 결심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K리그2로 강등당한 제주의 16대 사령탑에 앉은 남기일 감독은 4번째 시즌을 끝내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남기일 감독은 부임 첫 해 K리그2 정상에 올라 승격에 성공했다. 승격 직후에는 두 시즌 모두 파이널A에 진출하는 등 K리그1 무대에 안착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5월 들어 4승 1무로 승점 13점을 쓸어 담아 2위까지 질주했으나 6월부터는 4개월 동안 미끄러져 16경기에서 단 1승만 거뒀다.

지난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치른 홈 경기에서도 1-3으로 패해 파이널A 진출이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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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국 제주 감독대행 ⓒ제주 유나이티드

순위는 9위까지 떨어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 잔류할 수 있는 10위 수원 FC와 격차가 6점까지 축소됐다.

서울전 패배 이후 성적 부진에 책임감을 느낀 남기일 감독은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제주 구단은 남기일 감독이 떠난 뒤 감독대행으로 정조국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구단 관계자는 "정 감독대행은 선수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통 능력을 인정받았고, 기존 코치진과 협업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빠르게 쇄신할 적임자"라고 감독대행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정조국 코치는 2020년 제주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뒤 곧바로 코치로 부임했다. 이번 시즌부터는 수석 코치로 승격해 남기일 감독을 보좌했다.

김병수 감독과 결별한 수원 ⓒ수원 삼성 공식 홈페이지


최하위 수원 역시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수원은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병수 감독의 경질 소식을 전했다. 지난 5월 이병근 감독의 후임으로 수원에 부임한 김병수 감독은 4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수원은 김병수 감독 체제로 7월에 반등해 최하위에서 벗어났지만 8, 9월에는 단 1승에 그쳐 꼴찌로 복귀했다. 지난 주말 대전전도 져 4연패를 기록했다.

시즌 종료까지 7경기만 남은 상황에셔 김병수 감독은 반전을 다짐했으나 구단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감독을 바꾸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후임으로는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염기훈을 감독대행으로 선임하는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다.

2010년 수원에 이적한 염기훈은 군입대를 제외하고 수원의 측면을 지켰다. 40대 나이에도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낸 그는 이번 시즌 종료 후 은퇴할 예정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팀이 최악 위기를 맞자 파격적으로 감독대행을 맡게 됐다. 수원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보인 데다 선수단의 신망이 두터운 점이 고려된 조치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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