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투수 딸' 윤지수 AG 사브르 개인전 첫 금메달
사브르 맏언니 윤지수, 세 번째 AG 도전 끝에 우승
유한결 기자
승인
2023.09.26 23:58 | 최종 수정 2023.09.27 08:13
의견
0
X
윤지수, '금메달리스트의 세리머니' ⓒ연합뉴스
[스포츠AI= 유한결 기자] '프로야구 레전드' 아버지를 둔 펜싱 여자 사브르 국가대표 윤지수(30·서울특별시청)가 마침내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단상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윤지수는 26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치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사오야치(중국)를 15-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이는 윤지수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메달이었다.
윤지수는 현 KBO 재능기부위원인 롯데의 전설 윤학길의 딸로 더 유명하다. 고독한 황태자로 불린 윤학길은 선수 시절 12시즌 동안 117승 94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고 전인미답의 '100 완투'를 자랑하며 롯데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스포츠 스타의 딸인 윤지수는 운동선수의 길이 힘들다는 걸 가장 잘 아는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펜싱 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태극마크를 단 윤지수는 2014 인천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선 한국 여자 사브르의 사상 첫 단체전 메달(동메달)도 선배들과 함께 이뤄냈다.
X
윤지수 금메달! ⓒ연합뉴스
김지연(34)이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 주목받기 시작한 여자 사브르는 올해 4월 김지연이 태극마크를 떼 물갈이가 이뤄졌다.
변화의 핵심은 윤지수였다. 지난 두 대회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막내였던 윤지수는 최근 세대교체기에 접어든 여자 사브르 대표팀의 새로운 간판이자 맏언니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지난 도쿄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신화를 일군 멤버 중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는 윤지수뿐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한 전은혜(26·인천광역시 중구청), 최세빈(23·전남도청), 홍하은(24·서울특별시청)이 모두 그보다 어리다.
X
윤지수 '금메달이다!' ⓒ연합뉴스
묵직한 책임감 속에 출전한 윤지수는 한국 여자 사브르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고(16위)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유일하게 8강에 들어 중압감이 컸다.
그러나 수많은 위기를 이겨내고 KBO리그에서 117승을 달성한 아버지처럼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아시안게임 개인전 8강에서 탈락한 윤지수는 2020 도쿄 올림픽과 올해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모두 패한 자이나브 다이베코바(우즈베키스탄)를 준결승에서 만나 복수에 성공했다.
난형난제의 흐름으로 14-14까지 가다 침착한 공격을 이어가 결승에 진출했다.
4강을 어렵게 통과한 그에게 결승 무대는 한층 수월했다. 중국 관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사오야치를 상대로 초반부터 압도해 8-2로 앞서갔다. 이후 추격을 허용했지만 상승 흐름을 유지해 15-10으로 승리했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이번 대회 직전 국내 대회에서 또다시 무릎을 다쳤으나 마취 주사와 테이핑으로 버틴 끝에 아시아 여자 사브르 최강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저작권자 ⓒ 스포츠AI,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