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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게 몸 푸는 김민재-황희찬 ⓒ연합뉴스
[스포츠AI= 유한결 기자] 클린스만 감독은 혹사 논란에 휩싸인 김민재에게 휴식을 배려하지 않은 채 경기에 투입할 계획임을 피력했다.
싱가포르전을 하루 앞둔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김민재를 쉬게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월드컵 예선은 선수들이 무조건 뛰고 싶어 하는 경기다. 김민재는 쉬기를 원하지 않고 뛰기를 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민재는 12, 13시간 비행 끝에 한국에 도착했을 때 가장 피로했지만, 첫날 30분 정도 가볍게 훈련해 컨디션을 회복했을 것이다. 이제 경기를 뛸 준비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클린스만 감독은 상대가 약체 싱가포르일지라도 김민재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할 의사가 없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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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연합뉴스
최근 김민재가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서 휴식 없이 계속 풀타임으로 출전해 '혹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김민재는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포칼까지 대부분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었다.
김민재가 결장한 경기는 3부리그 프로이센 뮌스터와 치른 포칼 1라운드 경기가 유일하다. 교체로 휴식을 취한 경기도 8월에 열린 슈퍼컵과 리그 1, 2라운드 경기가 전부다.
9월 이후로는 포칼 1라운드를 제외하고 14경기에 출전해 단 1분도 쉬지 않았다.
9월과 10월 열린 A매치 4경기에서도 76분 교체된 베트남전을 빼고는 모두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3~4일 간격으로 열리는 경기에 휴식 없이 출전하자 독일 매체 스포르트1도 14일(현지시간) "얼마나 지속될까"라는 글을 남겨 체력 저하를 걱정했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뛸 수 있는 총 990분(11경기) 가운데 959분을 뛰었다. UCL 4경기는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다"라며 "분데스리가의 A매치 휴식기에도 회복 시간이 없다.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민재가 지난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 처음 입단했을 때 '안녕하세요 김민재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이제는 '안녕하세요. 저는 괜찮습니다'라고 말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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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흥민이형, 좀 하네' ⓒ연합뉴스
김민재와 주전 경쟁이 예상된 더리흐트, 우파메카노가 잦은 부상으로 번갈아 결장해 김민재는 휴식을 부여받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경기에서는 체력 저하로 인해 실수도 부쩍 늘어난 모습을 보여 팬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김민재는 1일 자르브뤼켄과 포칼 2라운드에서 역전골에 빌미가 되는 패스 실수를 범했다. 11일 하이든하임과 분데스리가 11라운드에서도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상대에게 볼을 헌납해 동점골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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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이로 인해 11월 A매치 기간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김민재에게 휴식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었다.
특히 2차 예선 첫 상대인 싱가포르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과 100위 이상 차이 날 정도로 전력 차가 크고 홈에서 경기하는 만큼 김민재가 없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민재와 함께 이번 대표팀에 선발된 중앙 수비수 정승현과 김영권이 소속팀 울산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할 정도로 실력도 좋아 김민재 휴식론이 대두됐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하루 전 기자회견에서 김민재 활용 의사를 밝혔다.
김민재를 선발로 기용한 뒤 후반 그의 체력이나 경기 상황에 따라 베트남전처럼 교체로 휴식을 부여할 가능성도 있다. 김민재가 체력 저하에도 최상의 경기력으로 대표팀의 월드컵 예선 첫 승을 이끌 수 있을까.
한국과 싱가포르의 경기는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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