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추락' 우니온 베를린, 피셔 감독 전격 경질

5년 만에 2부리그에서 UCL까지 이끌었으나 중도 하차
3개월 동안 1무 13패로 부진…팬들 지지에도 구단 떠나

유한결 기자 승인 2023.11.16 16:16 | 최종 수정 2023.11.22 10:19 의견 0

우니온 베를린을 떠나는 피셔 감독 ⓒ우니온 베를린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AI= 유한결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 우니온 베를린이 성적 부진을 거듭하자 우르스 피셔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우니온 베를린은 15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공적인 5년을 보낸 뒤 함께 내린 결정이다. 구단과 피셔 감독의 계약은 즉시 종료된다. 칭글러 회장과 피셔 감독은 오랜 대화를 나눈 뒤 상호 합의 하에 결별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피셔 감독은 지금까지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감독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그간의 공로를 치하했다.

스위스 출신의 피셔 감독은 2018년 7월 당시 2부리그 소속인 우니온 베를린의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첫 해에 그는 팀을 3위로 이끌었고 승강플레이오프에서 이겨 역사상 첫 1부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승격 첫 시즌에는 11위로 마쳐 안정적인 잔류를 이뤄냈고 두 번째 시즌에는 7위에 올라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구단 역사상 첫 유럽대항전 진출이었다.

2부리그의 팀을 챔피언스리그까지 진출시킨 피셔 ⓒ우니온 베를린 공식 홈페이지


2021-2022시즌에는 5위로 유로파리그에 나섰고 지난 시즌에는 대망의 4위를 차지해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얻어냈다.

세계 최고 무대에 진출한 우니온 베를린은 다트로 포파나, 로빈 고젠스, 케빈 폴란트 등 여러 선수를 영입해 이번 시즌을 준비했지만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1, 2라운드 4-1로 승리해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으나 3라운드 라이프치히전 0-3 완패 이후 기세가 완전히 꺾였다.

9일 나폴리와 치른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무승부를 제외하고 모두 패한 우니온 베를린은 최근 14경기 1무 13패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기대했던 챔피언스리그에서 1무 3패로 최하위에 쳐졌고 리그에서도 9연패로 최하위로 추락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니온 베를린 ⓒ우니온 베를린 공식 홈페이지


결국 우니온 베를린에서 수많은 역사를 작성한 피셔 감독의 입지도 흔들렸다. 감독 교체설이 나온 뒤로도 무승은 계속됐고 피셔 감독과 우니온 베를린은 결별을 선택했다.

피셔 감독은 "지난 몇 주 동안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다. 우리 모두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난 이곳에서 항상 받은 신뢰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변화가 일어나야 옳다고 느껴진다. 때로는 새로운 얼굴, 팀을 다루는 다른 방식이 발전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피셔 감독이 떠난 우니온 베를린은 19세 이하(U-19)팀을 이끈 마르코 그로테 감독 대행 체제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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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니온 베를린의 수석 코치를 맡은 마리-루이스 에타 ⓒ마리-루이스 에타 SNS

15일에는 분데스리가 사상 처음으로 여성 수석 코치를 영입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마르코 그로테 감독을 보좌할 수석 코치로 마리-루이스 에타를 선택했다.

그는 그로테 감독과 U-19 팀에서 코치진으로 호흡을 맞췄고 그로테 감독이 1군 감독으로 승격하자 함께 1군으로 이동했다.

독일 연령별 여자 대표팀을 두루 거친 선수 출신으로 독일 여자 프로축구 무대에서도 177경기(30골)를 소화한 바 있다.

팀의 영광을 이끈 피셔 감독과 결별하는 초강수를 둔 우니온 베를린이 과감한 변화와 함께 최하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우니온 베를린은 11월 A매치 휴식기를 보낸 뒤 25일 아우크스부르크전을 시작으로 그로테 대행 체제로 일정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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