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APBC 결승서 일본에 졌지만 발전 가능성 확인

24세 이하로 세대교체 대표팀 '최강' 일본에 3-4 석패
아시안게임 우승 주역 맹활약...한국야구 미래 밝아졌다

유한결 기자 승인 2023.11.20 12:54 | 최종 수정 2023.11.20 15:0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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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패배 ⓒ연합뉴스

[스포츠AI= 유한결 기자] 한국 야구팀은 10회 말 통한의 끝내기 안타로 일본에 져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우승에 실패했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희망을 봤다.

한국, 일본, 대만, 호주 4개국이 24세 이하 대표팀으로 참가한 이번 APBC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아시안게임보다 주목을 덜 받았고 대회 기간도 나흘로 짧았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챙겼다.

전날 대만을 꺾고 결승에 오른 류중일 감독의 APBC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라이벌' 일본과 결승전을 치러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3-4로 석패했다.

대표팀은 일본과 조별 예선 경기에 이어 결승전에서도 한 점 차로 져 2017년 1회 대회와 마찬가지로 준우승에 그쳤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성공적인 세대교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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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준우승 ⓒ연합뉴스

이번 대회는 와일드카드 3장을 제외하고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 차 이하'로 참가 자격을 제한했다.

한국은 자체 연령 제한을 두고 참가한 아시안게임과 비슷한 연령대의 선수단이 출전해 우승 각오를 다졌다.

일본은 아시안게임과 달리 일본프로야구(NPB)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출전한 데다 와일드카드를 3장 모두 활용해 힘든 승부가 예상됐다.

실제로 젊은 한국 대표팀은 예선 2차전에서 일본에 1-2로 패했고 리턴 매치인 결승전에선 연장 혈투 끝에 3-4로 역전패했다.

우승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와일드카드 세 장을 모두 사용한 일본, 대만, 호주와 달리 한국은 외야수 최지훈(26·SSG 랜더스)만 영입한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결승 상대인 일본은 선발투수 이마이 다쓰야를 비롯해 주전 포수 사카쿠라 쇼고, 마무리 다구치 가즈토 모두 와일드카드 선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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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마친 곽빈 ⓒ연합뉴스

특히 이번 대표팀의 선발진의 역할이 눈부셨다.

호주전 선발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5⅔이닝 5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호투했고 대만전에 나선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은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최상 컨디션으로 금메달을 이끈 두 선수는 이번에도 활약을 이어갔다.

곽빈(두산 베어스) 역시 가장 중요한 결승 일본전에서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이로써 담 증세로 아시안게임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아시안게임에서 아쉽게 제외된 이의리(KIA 타이거즈)도 일본과 격돌한 예선 2차전에서 6이닝 6피안타 3볼넷 2실점 호투했다. 위기 상황을 잘 넘겨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을 이을 좌완 에이스의 명맥을 이었다.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않았던 불펜 투수진도 호투해 한국 야구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해영(KIA), 최승용(두산 베어스), 최준용(롯데 자이언츠)은 기존의 최지민(KIA), 김영규(NC 다이노스)와 함께 최강 불펜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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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점이요' ⓒ연합뉴스

타선에서는 올해 KBO리그 최고 타자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대표팀 4번 타자다운 활약을 선보였다. 그는 나흘 연속 안타를 생산하는 등 18타수 7안타 4타점으로 타선의 해결사가 됐다.

포수 김형준 역시 영리한 볼 배합과 도루 수비로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성장했고 유격수 김주원(이상 NC 다이노스)은 완성도 높은 내야 수비와 물오른 타격(14타수 6안타)을 자랑했다.

2개 대회 연속 주장을 맡은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로 팀을 이끌고 리드오프 역할까지 수행했다.

김휘집(키움)도 일본과 예선전에서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려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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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정해영 ⓒ연합뉴스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APBC까지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한 한국 야구는 잇따른 국제대회 실패를 만회하는 과제를 안게됐다.

다음 국제무대는 내년 11월 개최되는 프리미어12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이 우열을 가리는 대회다.

2015년 초대 대회 챔피언인 한국은 2019년 2회 대회에선 일본에 패해 준우승했다.

연령별 제한 없이 미프로야구(MLB)를 제외한 최정예 전력이 참가하는 대회인 만큼 새롭게 변화된 대표팀의 모습을 야구팬들은 기대한다.

올림픽과 WBC에서 부진했지만 어린 선수들은 한국 야구의 밝은 미래를 증명했다. 이들이 대표팀의 주축이 돼 한국 야구의 국제 대회에서 부활을 이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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