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규탄한 비니시우스…브라질 동료들의 응원 이어져

유한결 기자 승인 2022.09.20 11:25 | 최종 수정 2022.09.21 18:17 의견 0
호드리구와 춤사위를 선보인 비니시우스(오른쪽) ⓒ연합뉴스

[스포츠AI=유한결 기자] 비니시우스가 화려한 춤사위로 자신을 향한 인종차별을 극복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윙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2·브라질)가 19일(한국시간)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AT) 마드리드와 2022-2023 스페인 라리가 6라운드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리그 6연승을 이어갔다.

비니시우스의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돋보였다. 빠른 돌파와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 측면을 무너뜨렸다. 비니시우스는 18분 선제골을 터뜨린 호드리구와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이기도 했다.

AT 마드리드 팬 앞에서 보인 춤은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자신을 향한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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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 더비에 출전한 비니시우스 ⓒ연합뉴스

인종차별 피해자가 된 비니시우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1일 레알 마드리드의 홈에서 열린 마요르카와 경기에서 발생했다. 경기에서 득점한 비니시우스는 득점 후 화려한 춤으로 자축했다. 브라질 특유의 삼바 리듬이었다.

하지만 비니시우스의 춤을 두고 논란이 발생했다. 스페인 에이전트 협회장 페드로 브라보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페인에서는 (득점 후) 상대를 존중해야 하며, 원숭이처럼 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비난에 휩싸였다. 브라보는 곧바로 사과했지만 많은 팬이 SNS를 통해 비니시우스를 두둔하고 브라보를 비판했다.

인종차별 규탄을 선언한 비니시우스
ⓒ비니시우스 개인 SNS 캡쳐

비니시우스도 가만있지 않았다. 마요르카전 종료 후 자신의 SNS에 "그들에게는 브라질 흑인이 유럽에서 성공하는 것이 불편하다. 나는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됐지만 이는 하루이틀이 아니다"라며 운을 뗐다.

"그들은 나의 춤을 범죄로 만들었지만 춤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호나우지뉴, 네이마르, 파케타, 그리즈만, 펠릭스, 쿠냐 등 브라질리언은 세계 문화 다양성을 즐기기 위해 춤을 춘다. 이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일이다. 나는 멈추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후속 세대가 나처럼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에 맞서 싸울우도록 도울 것이다"라고 선언한 뒤 "인종차별자들한테 재차 선언한다. 나의 춤은 삼보드로모에서든, 베르나베우에서든 그 어디에서든 멈추지 않는다"며 글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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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시우스 ⓒ연합뉴스

비니시우스를 응원한 전현식 브라질 선수들

비니시우스의 용기와 굳은 의지에 응원이 이어졌다. 먼저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가 공식 성명문을 발표하며 비니시우스를 지지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법적 조치와 인종차별 규탄을 약속했다.

브라질 스타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네이마르, 티아구 실바 등 브라질 국가대표 동료들이 자신의 SNS에 비니시우스를 향한 지지를 표했다. 펠레, 호나우두 등 브라질 선배들도 비니시우스에 화답했다.

제주스는 브렌트포드와 경기에서 득점한 뒤 팀 동료 사카와 함께 삼바 댄스를 췄다. 비니시우스를 위한 셀러브레이션이었다. 호드리구 역시 득점 후 화려한 탭 댄스로 기쁨을 나눴다.

축구계에서 끊이지 않는 인종차별

다양성을 존중받는 21세기에도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은 만연하다. 비단 흑인 선수뿐만 아니라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도 여전하다. 잉글랜드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과 황희찬은 최근 인종차별 피해를 겪은 바 있다.

비니시우스를 향한 열렬한 지지에도 불구하고 AT 마드리드 경기장에는 비니시우스를 향한 인종차별적인 응원가가 90분 내내 울려 펴졌다. 비니시우스는 실력으로 그들을 잠재웠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말보다는 행동이 필요하다. 라리가를 넘어 UEFA와 FIFA가 적극적으로 나서 인종차별자를 처벌하고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이 영원히 사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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