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변방 카자흐스탄, 네이션스리그 B그룹 승격 쾌거

유한결 기자 승인 2022.09.23 12:17 의견 0
결승골의 주인공 자이눗디노프
ⓒ카자흐스탄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AI=유한결 기자] 축구 변방으로 유럽 축구에서 외면받은 카자흐스탄이 네이션스리그 B그룹에 승격하는 역사를 썼다.

카자흐스탄 축구 대표팀은 22일 아스타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C그룹 3조 5차전 벨라루스와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4승 1무로 조 1위를 확정한 카자흐스탄은 다음 시즌 승격을 확정했다.

열광적인 홈팬들 앞에서 경기한 카자흐스탄은 전반 29분 가비셰프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전반 막판 동점을 허용했지만 후반 79분 러시아 명문 CSKA 모스크바에서 뛰는 자이눗디노프가 득점했다. 한 점 차 리드를 가까스로 지켜내며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유럽에서 대표적인 축구 약소국으로 평가받는 카자흐스탄으로서는 엄청난 성과다. B그룹에는 월드컵 진출권을 얻은 세르비아를 비롯해 노르웨이, 스웨덴, 스코틀랜드 등 유럽에서 복병으로 분류되는 팀들이 버티고 있다. 카자흐스탄도 내년부터는 이들과 경쟁한다.

3만 명에 가까운 관중이 들어찬 아스타나 아레나
ⓒ카자흐스탄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AFC에서 UEFA로 이동한 카자흐스탄의 역사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카자흐스탄은 독특하게도 UEFA 가맹국이다. 중동 국가보다 아시아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국가지만 UEFA에 속해 각종 국가대항전에 나선다.

1990년 소련 붕괴 이후 아시아축구연맹에 속했던 카자흐스탄은 1998년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하기도 했다. 이후 2002년 UEFA로 소속을 바꿨다. 아시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카자흐스탄은 철저한 축구 변방으로 인식됐다.

월드컵과 유로에서 단 한 번도 본선 진출하지 못했다. 예선에서 무승으로 탈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FIFA 랭킹 역시 114위까지 떨어졌다. 2018년 처음 시작한 네이션스리그에서도 가장 낮은 D그룹에서 시작했다.

최근에는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는 FC 아스타나와 카이라트 알마티 선수를 중심으로 팀이 성장했다. 첫 시즌 네이션스리그에서 승격에 성공한 카자흐스탄은 C그룹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시즌 만에 또다시 승격에 성공했다.

지난 유로 2020 본선에도 출전한 슬로바키아를 넘고 승격하는 만큼 의미도 남다르다. 카자흐스탄은 슬로바키아와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조 1위 자리에 올랐다.

카자흐스탄 대표팀의 아디에프 감독
ⓒ카자흐스탄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벨라루스와 경기 전 "우리의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마고메드 아디에프 감독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아디에프 감독은 경기 종료가 선언되자 선수들과 함께 네이션스리그 승격의 기쁨을 누렸다.

이국적 외모와 유럽에서 동떨어진 지리적 위치로 철저히 변방으로 무시받아온 카자흐스탄 축구는 역사를 새로 썼다. 카자흐스탄 축구는 이제 네이션스리그 B그룹 잔류와 유로 본선 진출이라는 어려운 목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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