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월드컵] 위용 드러낸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정확한 판정으로 해트트릭 저지

유한결 기자 승인 2022.11.21 10:57 | 최종 수정 2022.11.22 02:3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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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만에 신기술로 득점이 취소됐다. ⓒ연합뉴스

[스포츠AI=유한결 기자] 이번 월드컵을 통해 도입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이 오심을 방지했다.

2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에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A조 조별리그 개막전 카타르와 에콰도르 경기에서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도입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이 빛을 발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에콰도르 주포 에네르 발렌시아(33)가 골망을 흔들었다. 에콰도르의 프리킥 과정에서 카타르 골키퍼 알 쉬브가 불안하게 볼을 처리했다. 이후 에콰도르 선수끼리 볼이 연결되며 발렌시아가 헤더로 득점했다.

에콰도르 선수들은 3분 만에 터진 이번 월드컵 첫 득점을 축하했다. 셀러브레이션 이후 에콰도르 선수들이 자기 진영으로 돌아와 카타르의 킥오프를 기다리던 순간 오르사토 주심이 비디오판독실(VOR)과 교신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내 오르사토 주심은 간접 프리킥을 선언하며 득점을 취소했다.

갑작스러운 득점 취소에 선수들뿐만 아니라 중계진도 당황했다. 앞선 득점 과정에서 득점 취소로 보일 만한 반칙이나 오프사이드 상황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득점 취소의 원인이 오프사이드인지 골키퍼 차징인지 햇갈리는 모습도 등장했다.

결과적으로 발렌시아가 두 골을 넣으며 에콰도르의 2-0 승리를 이끌었지만 3분 터진 헤더가 취소되지 않았던 해트트릭도 가능했다. 월드컵 개막전 해트트릭은 1934년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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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터진 취소된 득점 직전 토레스가 헤딩하는 장면 ⓒ연합뉴스

득점 취소를 이끈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

득점 취소로부터 8분 뒤 그 비밀이 밝혀졌다. 그래픽을 통해 중계 화면에서 오프사이드로 인한 득점 취소 과정을 보여줬다. 에콰도르의 프리킥에서 토레스에 머리에 닿았을 때 에스트라다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다.

에스트라다는 카타르 수비수보다 오른 다리가 살짝 앞섰다. 에스트라다는 토레스의 헤더가 바닥에 튀긴 후 머리를 대며 볼을 터치했기 때문에 오프사이드가 올바른 판정이었다.

맨으로 쉽게 눈치채기 어려운 부분을 기계가 판독해낸 것이다. 이후 그래픽을 통한 깔끔한 설명까지 이어져 시청자들 입장에서 득점 취소를 납득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은 시간적인 측면에서도 장점을 드러냈다. 발렌시아의 득점이 터진 후 득점이 취소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분 정도였다. 이전에 VOR에서 오프사이드 여부를 수동으로 판단하는 데는 꽤 긴 시간이 걸렸다. 많게는 5분 가까이 할애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의 비밀은?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의 원리는 이렇다. 경기장 지붕에 달린 카메라가 선수마다 초당 50번, 29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한다. 인공지능(AI)은 선수의 팔과 다리를 추적하여 오프사이드 위반 여부를 판독한다.

오프사이드 위반이 확인되면 즉시 VOR에 있는 심판에게 알림이 간다. VOR심과 주심이 소통하며 선수의 볼에 대한 관여 여부 등을 판단한 뒤 주심이 최종 판정을 내린다.

해당 기술은 월드컵의 전초전이나 다름없었던 2021 아랍컵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등장했다. 이번 시즌부터 유럽챔피언스리그(UCL)에도 도입되며 오프사이드 판정의 정확성과 신속성 향상에 기여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새롭게 도입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이 32개 팀을 오심으로부터 구할 해결사로 거듭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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