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경기 만에 3번째 0-0···득점 실종된 이유는?

유한결 기자 승인 2022.11.23 22:06 의견 0
모로코와 득점 없이 비긴 크로아티아 ⓒ연합뉴스

[스포츠AI=유한결 기자] 월드컵 개막 4일 차를 맞은 가운데 벌써 3번째 0-0 승부가 등장했다.

모로코와 크로아티아가 23일 카타르 알코르에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하루 전 열린 덴마크-튀니지, 멕시코-폴란드에 이은 3번째 무득점 경기였다. 이번 월드컵은 9번째 경기만에 세 번의 0-0경기가 펼쳐진 것이다.

현실적으로 벨기에에 이어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두 팀은 최소 패배하지 않겠다는 목표였다. 특히 모로코는 수비를 두껍게 유지하는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구사했다.

결국 무실점으로 승점 1점을 챙긴 모로코는 원하는 바를 이뤘다. 하지만 경기를 지켜보는 제3자 입장에서는 다소 지루한 경기 양상이었다. 월드컵 초반 이처럼 지루한 경기가 자주 펼쳐지는 이유는 뭘까?

이변을 피하겠다는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

먼저 1차전이 주는 특수성을 이유로 뽑을 수 있다. 조별 리그에서 1차전은 대회를 시작하는 첫 경기다. 조별 리그 3경기가 모두 중요하지만 1차전의 중요성은 엄청나다. 패배하면서 시작할 경우 2, 3차전에서 상당한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이런 특수성으로 인해 튀니지, 모로코, 폴란드 등이 수비적으로 1차전을 임했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2위를 두고 경쟁할 팀을 만났다. 무리한 경기 운영으로 패배할 경우 16강 진출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수비적으로 나섰다.

또한 이들은 지난 월드컵 모두 1차전을 패했다. 결국 선전을 펼쳤음에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4년 전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했고 이는 0-0 승부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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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를 상대로 잘 버티며 승점 1점을 챙긴 튀니지 ⓒ연합뉴스

압박 전술과 전력 차 감소도 원인

압박 전술이 대세로 떠오른 세계 축구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축구계에서는 강력한 압박과 두줄 수비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약팀은 수비에 많은 숫자를 두며 버티는 전술을 습득하며 월드컵을 준비했다.

숫자상으로 수비에 집중했고 선수들 역시 이를 악물고 뛰며 실점하지 않았다. 웬만한 공격 전술로는 공략하기 쉽지 않은 수비였다.

전력 차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영향도 있다. 이번 월드컵 벌써 사우디가 이란을 꺾는 이변이 일어나는 등 변수가 많다. 이전처럼 압도적인 점수 차를 보기 힘들다. 기량이나 전술적인 측면에서도 수비적으로 나서는 상대를 공략하기란 쉽지 않다.

월드컵이 중요한 무대인 만큼 무리해서 실점하지 않겠다는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승리가 필요한 강팀 입장에서는 수비적인 흐름을 뚫어낼 한방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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